빅마마씨푸드 정원주 회장·박근량 전 부대표, 통영 바다의 정직함을 세계로 “우리 집은 자연을 먹습니다,”
- Campany News / 조용수 기자 / 2026-07-22 08:56:30

빅마마씨푸드의 경영철학을 묻자 정원주 회장은 “어머니가 가족의 건강을 위해 멸치와 디포리, 다시마를 정성스럽게 우려내던 마음을 식품에 그대로 옮기는 것이 회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사업 초기에는 무첨가·자연 원물 중심 제품의 가치를 알아주는 소비자가 많지 않아 외로운 싸움을 했다”며 “그래도 정직하게 만들면 소비자가 반드시 알아봐 줄 것이라고 믿었다며, 매출 수치보다 중요하게 보는 것이 재구매율”이라며 “한 번 맛본 소비자가 다시 제품을 찾는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지켜온 철학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대표 브랜드 ‘해통령’은 통영에서 제철에 잡은 멸치와 굴, 꽃게, 디포리 등을 원료로 사용한다. 특히 멸치는 비린 맛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내장을 일일이 손으로 제거해 담백한 맛을 살렸다. 가공식품의 편리함은 갖추되 원료 본연의 맛은 지키겠다는 원칙이다. 이 같은 노력은 소비자의 선택으로 이어졌다. 해통령은 ‘2026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코인육수 부문에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회사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소비자 구매 수량은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주요 대형마트 단독 기획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해통령의 경쟁력은 명확한 원료 기준과 육수 전문성에서 나온다. 여러 산지의 멸치를 혼합해 사용하는 대신 통영산 멸치를 중심으로 원료를 관리해 제품마다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한다. 원료 수급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통영산 멸치 사용 원칙과 가격 경쟁력을 지켰다. 대기업이 육수를 여러 식품군 가운데 하나로 다루는 것과 달리 빅마마씨푸드는 창업 초기부터 다시팩과 코인육수, 천연조미료에 집중해 전문성을 쌓았다.
대마도 사업 접고 통영서 다시 시작
정 회장의 창업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부산 출신인 그는 29세 때 일본 대마도로 건너가 낚시 투어와 숙박을 결합한 레저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타국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데 대한 부담이 커진 데다 부산에서 일하던 아내 박근량 전 부대표와 장기간 떨어져 지내며 겪은 향수병도 귀국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정 회장은 2011년 일본 사업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던 바다와 관련된 사업을 찾던 중 수산물 가공 분야에 눈을 돌렸다. 기장과 고흥, 완도 등 전국 주요 수산도시를 직접 찾아다닌 끝에 사업지로 통영을 선택했다. 풍부한 수산자원과 청정한 바다, 원료를 신선하게 확보할 수 있는 산지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약 1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일본의 수산가공품 시장을 공부했고, 2012년 통영 도산면에 첫 공장을 세웠다. 회사명 ‘빅마마씨푸드’는 대마도에서 레저사업을 운영할 당시 사용했던 ‘빅쿠마마’에서 착안했다. 빅쿠마마는 큰 감성돔을 뜻하는 일본어 표현이다.
정 회장은 “첫해 매출은 2억5000만원이었지만 2025년에는 339억원으로 성장했다”며 “첫 수산물 가공공장 F1을 운영할 때는 모든 일이 버거웠는데 코인육수 전용 공장 F2를 거쳐 복합 조미·소스 공장 F3까지 세우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망 뚫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
빅마마씨푸드의 또 다른 성장동력은 대형 유통사와의 직거래다. 수산물을 원물 상태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팩과 코인육수, 분말 조미료 등 소비자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가공해 유통사와 직접 계약을 맺었다. 자체 브랜드 해통령뿐 아니라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기획 제품을 생산해왔다. 풀무원과 대상 청정원, 한국암웨이 등 식품·유통기업 제품과 요리연구가 이혜정의 코인육수도 빅마마씨푸드 공장에서 생산된다. 품질관리와 브랜드 투자도 병행했다. HACCP 인증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통영산 멸치 중심의 원료 관리와 자체 로스팅 공정을 통해 비린 맛은 줄이고 감칠맛을 살렸다.
정 회장은 “산지에 공장이 있어 수산물을 빠르고 신선하게 조달할 수 있다”며 “지역 어가와 협력하고 청년 일자리를 늘려 ‘젊은 통영’을 만드는 것이 회사가 추구하는 상생의 가치”라고 설명했다.
배우 이정현을 광고 모델로 발탁한 것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회사에 따르면 광고 집행 한 달 만에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방문자 수는 654%, 스마트스토어 판매액은 229% 증가했고 오프라인 대형마트 판매 수량도 163% 늘었다. 지역 중소기업이 대기업 상품기획자와 대형 유통사 바이어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정 회장과 박 전 부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사비를 들여 국내외 식품·수산박람회를 직접 찾아다녔다. 2013년 홍콩을 시작으로 뉴욕과 보스턴, 파리, 벨기에 등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며 제품을 알리고 판로를 개척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와 패키지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통영 바다의 정직함을 담겠다는 의미의 ‘해통령’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300억원 투자한 F3 가동…K-시즈닝 공략
빅마마씨푸드는 2026년을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복합 조미·소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 2년간 약 300억원을 투자해 통영 도산면에 복합 조미·소스 생산공장 F3를 건립했다. 1만㎡ 부지에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 신공장은 올해 6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F3는 자연 원료의 액상 추출과 농축부터 건조, 분말·액상 가공, 최종 혼합까지 전 공정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굴과 멸치, 꽃게, 멍게 등 통영의 대표 수산물을 활용한 복합 조미료와 소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서울푸드 2026’에 참가한 것도 글로벌 판로 확대를 위한 행보다. 빅마마씨푸드는 신공장의 생산 경쟁력과 할랄 인증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 회장은 “새 공장을 통해 단순한 수산물 가공을 넘어 세계 K-푸드 시장의 핵심 원료가 될 ‘K-시즈닝’ 분야를 개척하겠다”며 “통영의 우수한 수산자원과 자연재료를 활용한 복합 조미·소스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통영의 작은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출발해 국내 코인육수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빅마마씨푸드. 좋은 원료와 정직한 제조라는 식품의 기본 원칙을 지켜온 이들의 항해가 이제 통영 앞바다를 넘어 세계인의 식탁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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